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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실버산업 ‘160조’, 유통街 ‘고령사회’ 전열 재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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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8-20 11:47 조회5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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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과 지불능력 모두 갖춘 시니어층

자기만족과 삶의 질 우선하는 액티브 시니어 

 

신세계백화점 본점 아카데미의 시니어댄스 강좌 모습. 서진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 본점 아카데미의 시니어댄스 강좌 모습. 서진신세계백화점 제공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유통업계가 시니어 세대를 단순한 복지 수혜자가 아닌 핵심 소비층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안정적인 자산과 강력한 지불 여력을 갖춘 시니어층은 이제 MZ세대와 함께 국내 소비 구조를 양분하는 양대 축으로 평가된다.

1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실버산업 시장은 2020년 72조원에서 2025년 122조원, 2030년 168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9% 안팎의 성장률이며, 불과 5년 뒤면 전체 소비 시장의 5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주거·의료·돌봄이 여전히 40% 이상을 차지하지만, 여가·관광·프리미엄 소비재·헬스케어 등 ‘비필수 지출’ 비중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절약보다 자기만족과 삶의 질을 우선하는 ‘액티브 시니어’가 판을 바꾸는 중이다. 

 

실제로 상속 대신 자신과 배우자를 위해 소비하겠다는 시니어 비율은 10년 새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곧 유통·서비스업 전반의 타겟 전략 대전환을 요구한다.


이커머스 업계는 이 같은 변화를 선점하기 위해 시니어 친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화면에서 글자·이미지를 확대하고 결제 과정을 단순화 하는 것은 물론 음성 검색·사투리 인식 기능 등 접근성을 높였다. 또 건강식품·생활가전·프리미엄 식재료 등 선호 품목을 전용 카테고리로 운영한다. 시니어 전용 멤버십을 도입해 무료배송, 건강검진, 온라인 강좌 등을 묶은 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부 플랫폼은 시니어 전담 상담 인력을 배치해 서비스 경험 차별화에 나섰다.

 

 

호텔·면세업계도 시니어 시장을 신규 수익원으로 보고 있다. 면세점 매출 비중이 높은 호텔들은 업황 부진에 따른 타격이 커, 장기 투숙형 패키지, 건강검진 연계 숙박, 맞춤형 식단 제공 등 고령층 특화 상품을 확대했다. 면세점에서는 건강보조식품, 프리미엄 화장품, 전통주 등 시니어 선호 상품군을 늘리고, 고령층 친화 결제·상담 환경을 도입했다. 호텔신라, 롯데호텔 모두 면세 부진의 영향으로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으며, 시니어 고객 기반 확대가 중장기 실적 회복의 관건으로 꼽힌다.


생활용품·소비재 기업들도 시니어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깨끗한나라는 요실금 언더웨어 브랜드 ‘메디프렌즈’를 론칭해 전국 농협 매장에서 월평균 600%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생활용품 카테고리 다각화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하려는 전략이다.

식품업계는 저속노화 트렌드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단순히 젊음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건강하게 나이 드는 웰에이징 개념이 확산되며, 식품·외식 산업 전반에 기능성·건강 콘셉트가 강화되고 있다. 항산화·항염 효과가 있는 식재료 소비가 늘었고, 장 건강·혈압·혈당 관리 기능을 내세운 가공식품과 음료가 빠르게 확대됐다.

CJ제일제당은 장 건강 특화 기능성 식품 라인을, 풀무원은 웰에이징 HMR 제품군을 강화했다. 외식업계도 로우푸드·슈퍼푸드 기반 메뉴와 저염·저당 조리법을 적용한 고령친화 메뉴를 출시하며 시니어 고객을 겨냥한다.

미국의 ‘파파(Papa)’는 청년과 시니어를 1:1로 연결해 대화, 안부 확인, 스마트폰 사용 교육, 생활 지원을 제공한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세대 연결형 돌봄 서비스’ 시도가 늘고 있다. 중국의 ‘타오바오 시니어 모드’는 글자와 이미지 크기를 확대하고, 제품 설명을 간결하게 구성했으며, 지방 사투리를 인식하는 음성 어시스턴트를 도입했다.

일본은 여행 분야에서 시니어 산업이 특히 발달했다. 시니어 전문 여행사 ‘클럽투어리즘’은 65세 이상, 특히 75세 이상 초고령층을 위한 맞춤형 여행 상품을 기획해 연간 300만 명의 고객을 유치한다. 국내 시장도 이 같은 흐름을 빠르게 따라가고 있으며, 서비스 설계와 디지털 포용 측면에서 해외 모델을 현지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니어 산업이 복지 중심 구조에서 소비 중심 구조로 이동했다”며 “168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하려면, 단순 편의성 제공을 넘어 건강·여가·사회참여 욕구까지 충족하는 통합형 서비스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매일일보(http://www.m-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