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동향> "건강체크해 줘" "혈압·혈당 모두 정상이네요"…AI로 날개다는 `욜드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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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20-08-20 10:08 조회775회본문
"아리아(AI 기기 호출명), 내 열쇠 어디 있어?" "어제 싱크대 서랍장에 넣어두셨어요."
"아리아, 오늘 건강은?" "혈압약 드실 시간이에요. 다 드시면 저에게 `약 먹었어`라고 알려주세요."
29일 매경미디어그룹 자회사 매경비즈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공동주최로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욜드 이노베이션 포럼 현장에서 젊은 노년층을 의미하는 욜드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가 집중 소개됐다. 욜드 세대의 자립 생활과 돌봄을 위한 AI 기술 등 `시니어 라이프`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는 다양한 제안도 잇따랐다. 욜드(yold)는 `young old`의 줄임말로 65~79세 노년층이지만 과거와 달리 지식과 부를 축적한 젊은 시니어 계층을 의미한다. 올해 1955년생도 욜드에 편입되면서 욜드 세대가 800만명을 넘어섰고 2025년에는 10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욜드 세대를 위한 시장이 크게 열리고 있는 셈이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박명순 SK텔레콤 유닛장은 인공지능이야말로 급증하는 욜드 세대를 위해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 유닛장은 "SK텔레콤이 처음 AI 서비스를 개발할 당시에는 정보기술(IT) 기기에 친숙한 20~40대를 겨냥했다"며 "하지만 이들은 휴대폰이나 태블릿PC 등 다른 대안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그런 기기 사용에 익숙지 않은 노년층이 오히려 AI 서비스에 더욱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2010년에만 해도 국내 음성인식 기술은 사람의 음성을 80% 정도 알아듣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의 AI 기술은 이 비율을 96%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음성 합성을 통해 연예인 등 유명인의 음성을 조합함으로써 AI 기기가 사용자들에게 이들 유명인의 목소리로 안내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NUGU)` 가운데 최근 노년층 전용 제품으로 등장한 `오팔(OPAL)`이 대표적이다. 오팔은 `Old People with Active Life`의 줄임말로 말 그대로 노년층에게 필수적인 치매 방지 두뇌 체조나 투약 알림, 노래방 기능, 긴급 SOS 호출 등을 제공하는 인공지능 서비스다. 박 유닛장은 "노년층과 이들의 자식 세대는 치매를 가장 두려워한다"며 "오팔의 두뇌 체조 서비스의 경우 임상 결과를 보면 매일 15분씩 8주간 훈련만으로도 치매를 2년 정도 더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특히 AI 서비스는 노년층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도 주목받는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 유닛장은 "은행 송금이나 커피 주문 등을 집에서 AI 기기로 한 뒤 해당 은행과 커피숍에 가서 서비스를 받으면 훨씬 편리하다"며 "비대면 추세가 확대되면 AI 사업자가 은행, 요식업 등 적절한 비즈니스 파트너와 연계해 고객 요청을 대신 수행해주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AI가 주로 집에서 노년층을 위한 서비스라면 몸이 불편한 노년층을 위한 요양시설은 전통적 대면 방식 요양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 요양시설도 고급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금융사 가운데 최초로 요양사업에 진출한 KB손해보험은 `KB골든라이프케어`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2017년 1월 서울 강동구에 시범시설을 마련했다. 지난해 위례신도시에 첫 요양빌리지를 개설한 후 내년 5월에는 서울 서초구에도 신규 빌리지를 마련할 예정이다.
두 번째 주제 발표를 맡은 KB골든라이프케어 측은 국내 요양시설을 중심으로 한 요양사업에 전문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골드라이프케어는 "요양사업은 지역 기반 성격이 강한 데다 개인사업자 비중이 너무 높아 시설별로 품질 차이가 크다"며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민간 기업이 충분히 진입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본 대형 보험회사인 손보재팬은 2016년 일본 요양사업 3위와 6위인 메시지사와 와타미사를 각각 인수해 요양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이를 통해 1위 업체인 니치이사에 이어 일본 내 요양사업자 2위로 우뚝 올라섰다. 다만 KB골든라이프케어 측은 "요양사업은 자본력과 브랜드 파워뿐만 아니라 전문인력 확보 등 만만찮은 난제를 해결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 진출과 성공이 결코 쉽지 않다"며 "우수한 시설에 전문화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이를 중산층에 공급할 수 있는 적정한 요금 설정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 후 이어진 전문가 토론에서는 `실버산업`의 높은 성장 가능성에 무게중심이 맞춰졌다.
김영선 경희대 노인학과 교수는 "2027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가운데 80세 미만 젊은 노령층이 56%를 차지하게 된다"며 "이들 `욜드`를 소비자로 삼을 신산업 규모를 지금부터 키워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매경비즈와 보건산업진흥원은 이번 포럼을 필두로 고령친화산업 분야 전문가 패널을 구축해 이들과 관련 기업인의 지식 나눔 행사인 욜드 이노베이션 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7개 고령친화산업 분야별 전문가 50명이 패널로 공식 위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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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매일경제 서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