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동향> 넉달째 사망>출생…올해 인구감소 원년되나
페이지 정보
작성자 admin 작성일20-05-06 11:16 조회716회본문
보통 연초에 출산 많아지는데 올 들어선 이마저도 회복안돼 자연감소 인구만 1만1500명
코로나 쇼크로 경제위축땐 자녀계획 미루고 결혼 기피 올해가 인구감소 원년 될수도
한국의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은 인구 자연 감소 현상이 넉 달째 이어지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쥐띠 해인 올해는 우리나라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첫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출생아는 2만2854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태어난 2만5772명에 비해 11.3% 감소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1년 이후 2월 기준으로 가장 적은 숫자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도 2월 기준 역대 최저인 5.6명을 기록했다. 반면 2월 사망자는 1년 전보다 10.9% 늘어난 2만5419명으로 2월 기준으로 1983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분은 2월 기준 첫 마이너스(-2565명)를 기록했다. 월간 인구 자연 감소는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데 이 기간 자연적으로 줄어든 인구 규모만 1만1500여 명에 달한다. 월별 인구 자연 증가율은 2017년 12월(-0.4%)과 2018년 12월(-0.9%) 마이너스를 보인 적이 있지만 12월에는 한파 영향으로 사망자가 늘고 출산을 다음해 초로 미루는 경향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따라서 12월이 아닌 1~2월에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았다는 점은 연간 기준으로도 인구 자연 감소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사망자는 역대 최대로 늘고 출산은 역대 최저로 떨어지면서 점점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우리나라 연간 출생아 수는 30만명 아래로 하락할 것이 유력해 인구가 처음으로 자연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실 통계청은 지난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서 올해 출생아가 29만2000명에 그치고 사망자는 32만3000명 늘어 인구 3만1000명이 자연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2017년 30만명대로 내려앉은 연간 출생아 수가 3년 만에 다시 20만명대까지 떨어진다는 얘기다. 이미 우리나라는 지난해 출산율이 0.92명까지 하락하며 2018년에 이어 2년째 `0명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출산율이 0명대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집에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올 연말부터 `코로나 베이비붐` 현상이 관측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 사이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위축되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임신과 출산이 감소하는 경향이 강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정부 역시 코로나19 충격으로 올해 출산율 감소 추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최근 `제2기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 4차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코로나19 충격이 결혼·출산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올해 출산율 감소 추세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올해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데드크로스`가 현실화하면 무엇보다 노동시장에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령화로 노동시장에서 밀려나는 노동자는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생산가능인구는 급격히 줄면서 우리 경제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청년 노동인력의 급격한 감소는 산업 경쟁력과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인 만큼 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지역 공동화와 고령화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효율적인 빈집 관리·활용, 고령 친화산업 육성, 고령자 금융 접근성 확대 방안 등을 마련 중이다. 김 차관은 "최근 코로나19 충격이 정책 외부 환경을 급격히 변화시켜 인구정책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인구 구조 변화 측면에서도 코로나19 임팩트가 가져올 새로운 질서에 대응하는 과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연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